잎의 노래와 슬픔

Photo by Kim Dong Won
2015년 4월 12일 서울 천호동에서
살구나무

노래는 꽃의 것인 줄 알았는데
살구꽃 진자리로 잎들이 와서
푸른 노래를 지저귀고 있었다.
곧 보내야할 꽃을 옆에 두고도
갓나온 산수유 잎이 목청껏 노래를 부른다.
어느 노래에서도 슬픔은 잡히질 않는다.
자연은 꽃이 져도 결코 슬퍼하는 법이 없다.
내년에 다시 올 꽃의 봄을 믿기 때문이리라.
너무 이르게 진 꽃을 하염없이 슬퍼하는 이들에게
그만 슬픔을 거두라고 말하려거든
봄에 그들이 잃은 그들의 꽃을
그들 앞에 다시 가져다 주고 그런 말들 하시라.

Photo by Kim Dong Won
2015년 4월 12일 서울 천호동에서
산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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