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이상열 선생님이
그림 시계를 보내주셨다.
그림은 「사과나무 집」이다.
시계는 원래
하루 종일 시간만 궁금해한다.
때문에 시간을 한 시, 두 시 짚어가며
시간을 맴도는 것으로 하루를 모두 보낸다.
하지만 그림 시계는 그렇질 않다.
그림 시계 속에선
시간이 언제나 그림 속을 돌며,
한치도 그림 속을 벗어나질 않는다.
열두 시쯤에는 사선으로 기울어진
사과나무의 가장 위쪽을 지나가지만
전혀 시간을 궁금해 하는 법이 없다.
세 시쯤에는 옆으로 내려앉아
벽을 배경으로 가지게 된 가지를 지나고
여섯 시쯤에는 바닥에 떨어진 사과가
몇 개인가 세어보며 지나간다.
아홉 시쯤이 되면 사과나무를 가로질러
가지가 무성한 부분을 훑고 지나간다.
시계는 시간은 하나도 궁금해 하지 않고
오직 그림만 살펴보는 것으로 하루를 모두 보낸다.
아마도 이상열 선생님이
살고 싶은 세상이기도 하리라.
나도 그런 세상을 살고 싶다.
시간이 한치도
사진과 글을 벗어나지 않는 세상이다.
하루 종일 그림 속을 가는 시간을 보며
그런 내 세상을 똑같이 꿈꾸는 잠깐의 순간이 즐겁다.
4 thoughts on “화가 이상열 선생님의 그림 시계”
안녕하세요, 혹시 이상열 선생님 그림시계는 어디에서 구입할수있는지 아시나요?
이상열 선생님께 직접 받은 것이라.. 파는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감나무 화가 작품이군요.
시계를 보려다가도 그림에 빠지지 않을까 모르겠네요.ㅋㅋ
시간의 손을 잡고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르게 둘러보는 그림 세상을 선물받은 느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