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집

Photo by Kim Dong Won
2006년 5월 21일 서울 천호동의 옛집에서

5월과 6월의 그 집은
장미의 집이었다.
꽃이 피면 언제나 예외없이
집은 장미의 것이 되었다.
사람들이 모두 주저없이
그 집을 장미의 집이라 불렀다.
동네의 다른 집들도 그랬다.
마당에 목련을 한그루 가진 집은
목련이 피면 목련의 집이 되었다.
꽃들은 자리를 잡고 꽃을 피우면
그때부터 그 집을 가질 수 있었다.
꽃질 때까지 아무도 장미에게
그 집을 내놓으라 하지 않았다.
꽃이 피어있는 동안만큼은
장미도 집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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