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의 호리병

Photo by Kim Dong Won
2015년 6월 3일 서울 올림픽공원 장미광장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장미 화원을 구경하다
호리병 모양의 꽃잎을 품고 있는 장미를 보면
이렇게 뻥을 치고 싶다.

얘들아, 장미의 속에는
향기의 호리병이 들어 있어.
누군가 너희가 절실하게 원하면
우주가 너희가 원하는 걸 들어준다고 했는데
그건 다 개뻥이야.
너희들이 절실하게 원하지 않아도
장미는 너희에게 향기를 나눠주고 싶어해.
너희에게 향기를 나눠주는게
장미의 가장 큰 기쁨이거든.
그러니까 절실하게 원할 필요도 없어.
그냥 장미를 곁에 두고 함께 살기만 하면 돼.
어때 장미의 세상은 참 좋은 세상이지?

2 thoughts on “향기의 호리병

  1. 눈이 정말 좋으신 것 같아요. 아주 절묘하게 호리병 모양을 하고 있군요.
    곁에만 가도 은은한 향기가 진동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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