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물을 조금 오래 잊고 지내자
흙이 냉큼 배에 올라
풀들을 대상으로 호객 행위를 했다.
풀들에게 배를 탄다는 것은 무리였지만
흙이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했다.
흙의 호객행위는 성공이었다.
하지만 타긴 탔는데
배는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풀들은 왜 배가 안가냐고 성화였지만
흙은 원래 이 배는 비가 와야 가는 거라며
버티고 있었다.
아마도 비가 오면
이 정도 비에는 배 띄우기가 곤란하다고 둘러댈 거다.
타지 않은 풀들이
말릴 때 말듣지
그 고집을 부리며 올라타더니
그것보라며 낄낄거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