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화되어 가는 풍경

Photo by Kim Dong Won
2014년 8월 18일 경기도 가평에서

풍경이 좋은 곳을 골라 건물이 들어서고
그러면 그때부터 풍경이 사유화된다.
풍경이 사유화될 자리에
안전제일을 말하고 있지만
동시에 출입금지를 알리는 띠가 둘러지고
개인땅이니 들어오지 말라는 그 띠에
빗방울이 잡혔다.
비는 거침없이 출입금지의 땅으로 걸어들어가
띠에 빗방울을 매달았다.
나도 비를 따라 그 땅을 넘어갔다.
누구의 것도 아닌 자연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8월의 어느 여름날,
비와 함께 그땅을 넘어갔지만
머지 않아 비만 그 땅을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2 thoughts on “사유화되어 가는 풍경

  1. 집주인이나 방문통과객이나 약간의 융통성이랄까 에티켓을 발휘하면
    나름 서로 수용할만한 접점이 나올 것 같은데, 그게 쉽지 않죠.

    1. 이게 공사중이었는데 마침 비가 와서 공사를 안하고 있었기에 들어갔지 그렇지 않았다면 어림도 없었을 것 같아요. 가평의 한강쪽은 펜션하고 카페들이 풍경을 가로막는게 너무 심해서 조금 화가 나더라구요. 길 반대편으로 허가를 내주면 풍경도 가로막지 않는데 왜 강쪽으로 허가를 내는지 모르겠어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