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의 밤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10월 26일 서울 천호동에서
 

도시는 낮도 어둡다.
아니 칠흑같이 새까맣다.
까만 승용차의 위에서
그 밤을 만날 수 있다.
한낮의 그 까만 밤에
은행잎의 노란빛은 더욱 선명해진다.
승용차 위에 얹힌 인조의 밤은
은행잎의 색을 덮지 않는다.
도시가 좋은 점도 있다.
도시에선 까만 밤 위에
별처럼 누운 은행잎을
여기저기서 만날 수 있다.

2 thoughts on “인조의 밤

  1. 문득 일종의 매개라고 할까 경계라고 할까 차체를 덮고 있는 광택이
    차체의 까만색을 더 칠흑같이 보이게도 하고, 은행잎의 노란색을 더 노오랗게
    빛나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