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은행잎이 떨어지는 계절이다.
여름내 푸른빛으로 가지끝을 놓지 않았던 은행잎이
이제는 새로운 나를 찾아보겠다며
바람이 불 때마다 우수수 떼를 지어
세상으로 떠난다.
떠난 잎들은 세상을 온통 노랗게 덮었다.
나무에 있었을 때는 은행잎이었지만
이제는 잎이 노란 세상이 된다.
떠날 때는 잎마저 잃지 않을까 불안했을 것이나
때로 그 불안의 너머에서 노란 세상이 열린다.
그렇게 가지끝을 놓고 날아야 세상을 얻을 때가 있다.
가을이 끝나갈 무렵의 은행나무 잎이 그렇다.
2 thoughts on “은행잎의 노란 세상”
벌봉 위주로 산성의 외성만 다니다 보니 성안 은행나무 구경 안한 지도
제법 됐는데, 예서 조우하네요.
콕 찍어놓고 찾아가는 곳이 남한산성에 몇 곳이 있는데 그 중의 한 곳이예요. 수어장대 올라기는 길에 단풍이 아주 좋은 곳이 한 곳 있고, 이 은행나무의 바로 옆에도 단풍 좋은 또 한 곳 있습니다. 하도 다녀서 몇 곳은 아예 가을이면 가보자고 마음먹고 가게 되더라구요. 올해는 다른 곳들은 놓치고 두 곳에서만 제대로 가을을 봤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