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가 날개를 펼 때 잎이 난다.
그러나 나무는 날아가지 않는다.
나무는 계절이 마감될 때쯤
날개만 날려보낸다.
날개는 그다지 멀리 가진 않는다.
이미 날개에게 나무는 둥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곳에 붙박혀 살면서도 나무는 매년 날고,
날개는 날면서도 오랫동안 둥지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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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어떤 나뭇가지는
잎을 키워 깃발이 되고 싶어 한다.
깃발이 되려면 잎의 절반은 버려야 한다.
제가 가진 것을 하나도 잃지 않고
이룰 수 있는 일이란
이 세상에 별로 없다.
2 thoughts on “날개와 깃발”
그러고보면 나무의 날개와 깃발 모두 바람이 좋은 친구가 되는군요.
바람이 지나가면 꼭 손짓을 해서 부르더라구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