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 날과 발자국

Photo by Cho Key Oak
2014년 1월 9일 일본의 하코네에서
 

눈이 오는 날엔 발자국이
우리들을 졸졸 따라다녔다.
눈이 진눈깨비일 때는
눈을 밟을 때마다 눈이
우리의 무게를 안고 녹으며
흰빛의 눈을 물에 녹여
발자국의 윤곽을 더욱 진하게 그렸다.
그때면 우리를 따라오는 발자국은 더욱 완연해졌다.
평상시의 우리는 언제나 혼자 걸었으나
눈이 내리면 그때부터 우리들이 우리를 따라 걸었다.
눈길은 혼자 걸어도 내가 나를 따라 함께 가는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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