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모두 에노시마 해변에 있는데 왜 사랑처럼 황홀한 일몰의 빛은 모두 저 먼 곳에 있는 거지? 그렇게 물을만 했다. 그러나 그런 건 아니었다. 가마쿠라에서 에노시마로 올 때 전차 속에서 보았다. 그곳에선 저녁의 모든 빛이 이곳 에노시마 해변을 비추고 있었다. 나는 고운 저녁빛을 한몸에 받고 있는 저 섬이 도대체 무슨 섬인가 내내 궁금했으며, 도착해 보니 그 섬이 에노시마였다. 사랑은 그렇다. 이미 사랑으로 빛나고 있는데도 멀리 보일 때가 있다. 불행히도 멀리 보이는 일몰의 빛이 실은 그들 자신의 빛이라는 걸 사랑할 때는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오직 그들이 자리한 곳을 멀리서 바라보는 자만이 그들의 자리에서 빛나는 사랑을 증거해줄 수 있다. 해변의 사랑들에겐 저녁빛이 멀리서 빛나고 있었지만 섬으로 오는 길에 빛의 자리에 대한 증거를 가졌던 내겐 해변에서 그들이 빛나고 있었다. 일몰의 하늘은 사실 너희들이 지금 이렇게 빛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그들의 눈에 담기는 먼 거리에서 황홀한 노을로 빛나는 것 뿐이다.
2 thoughts on “에노시마의 연인들”
연인들이 찾아와 데이트를 즐길만한 멋진 풍경이네요.^^
그러니까 저 바다가 태평양쯤 되는 건가요?
완전히 연인들의 섬이었어요. 그것도 젊은 연인들 세상. 바닷가로 가려면 작은 산을 하나 넘어가야 하는데 그게 만만치가 않더라구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