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을 들으니 강원도에 눈에 내렸다고 한다.
오늘 토요일엔 원래 고향 친구들과 강원도 용평에서 만나기로 했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마감을 보름이나 미루어놓았던 원고와 씨름 중이다.
아무래도 내일 모레는 넘겨주어야 할 것 같다.
원고는 잘 나가질 않고 있다.
눈소식에 잠시 마음이 흔들려
올해 2월 18일에 대설주의보 소식을 듣고 떠났던 백담사의 사진을 다시 열어보았다.
눈은 곡선을 만든다.
곡선은 직선보다 푸근하다.
눈이 오면 세상이 푸근하다.
턱만 삐죽이 내밀다.
오늘은 가로등을 밝히지 않아도 좋으리라.
눈빛으로 세상이 환할 테니까.
눈사람이 인사를 했다.
먼길 오셨네요.
나도 인사를 했다.
만나서 반가워요.
눈사람의 하얀 웃음이 얼굴에 한가득이었다.
마른잎 둘이 눈속에서 서로 껴안고 있었다.
눈으로 덮어주고 싶었지만 그냥 지나쳤다.
사랑하면서도 추워서 떨 때가 있는 법이니까.
처음엔 눈이 내리는 것 같더니
자꾸 쳐다보니
눈이 나무줄기를 타고 오르는 듯 했다.
당신이 쌓아놓은 소망 위에 오늘 하얗게 눈이 내렸습니다.
알고 계신가요?
아버지와 아들의 즐거움.
아버지는 아들의 썰매를 끌어주며 마냥 즐거웠고,
아들은 아버지가 끌어주는 썰매를 타며 마냥 즐거웠다.
그러니까 아버지가 아들에게 썰매를 태워주면
끌어주는 즐거움과 타는 즐거움이 만나
즐거움이 두 배가 된다.
정겨운 부자 사이가 더욱 흐뭇해 보이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스님, 눈이 오니 길이 이렇듯 환합니다.
그러게요, 오늘은 길이 곧 빛이 되었습니다.
거꾸로 자라는게 뭐게?
뭐긴 뭐야, 바로 나다!!
눈 밀려나다.
아무리 눈이라도
너무 내리누르면 지붕이 가만 있질 않는다.
나무관세음보살
익! 내가 온데가 백담사 맞어?
혹시 소림사로 온겨 아녀?
(스님, 죄송합니다.
중생들과 함께 웃어보려는 마음에
불경을 범하노니 부디 용서하시길.)
봄에도 이곳에서 한참 동안 발길을 멈추고 있었는데
눈이 와도 마찬가지였다.
아이야, 백담사에 눈이 내리면
그냥 빈틀의 액자만 준비해 두렴.
그럼 하얀 여백으로 하늘이 그림을 채워줄 것이니.
애무
눈꽃피다
3 thoughts on “백담사의 겨울 추억”
어느사진이 가장 마음에 들까? 다시 스크롤을 해봐도 다 멋있네요.. 은근히 걱정되는게 뭘까요? 참..남자들은 어쩔수 없어요
눈을보니 얼른 눈이 왔음 좋겠단 생각이 드네요.
크리스마스도 얼른 왔음 좋겠고
설날도…그럼 또 한살 먹는거군요.ㅡㅡ;;
그럼 설날만 좀 더디게 왔으면..^^
소림사 스님 밑에 사진은 완전 산수화같은 느낌이네요.^^
설날만 좀 더디게 왔으면 하는 얘기에서 제가 좀 웃었어요.
좋다는 부분의 사진은 백담사로 들어가는 길의 중간쯤에 있는데 정말 경치가 좋아요.
항상 그곳에서 한참 동안 머물다가 갔죠.
높은 언덕에서 내려다보기 때문에 한눈에 정경이 들어오기도 하구요.
이제부터는 이런 곳에서 정말 근사한 사진을 찍어올 수 있게 되었어요.
제가 10-20mm가 커버되는 렌즈를 새로 샀거든요.
어제 실험삼아 집안에서 몇장 찍어보았는데 정말 표현의 영역이 넓어지더라구요.
역시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많은 렌즈가 필요한 것 같아요.
에고, 그래도 앞으로는 좀 자제를 해야 겠어요.
이번 달에 렌즈 하나 장만하고, 눈이 아파 모니터를 새로 구입했는데 은근히 걱정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