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안다니는데
가끔 근처의 한영교회에 가서 사진을 찍곤 합니다.
주로 이 교회에서 하는 장애인 봉사 활동을 따라다니며
봉사는 하나도 안하고 사진만 찍다가 오곤 합니다.
처음엔 사진만 찍는 게 좀 미안했는데
그렇게 찍어서 모으다 보니 뽑아줄 만한 사진을 챙길 수 있어
나중에 내가 찍은 사진이
그런 쓸모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그래서 뿌듯하기도 합니다.
4월 14일엔 토요교실의 행사를 따라다녔습니다.
매주 토요일 12시부터 5시까지 아이들을 맡아 보살펴주는 장애인 봉사활동입니다.
이 날은 한영고의 작은 운동장에서 공굴리기며 각종 행사를 했습니다.
이 날, 특히 내 눈을 잡아끈 것은 오승환이었습니다.
공굴리기를 하던 중에
갑자기 굴러가던 공을 멈추더니 덜렁 들고 들어오더군요.
승환아, 공을 굴려야지 멈추면 어떻게 해.
승환이는 여느 때처럼 아무 말이 없었지만
얼핏 스치는 표정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계속 굴리면 공이 어지럽잖아요.
8 thoughts on “승환이 마음”
전때 able님네 방에서 곤히 자던 그 아이네요.
모델감으로 좋은 아이인건지 ^^
동글 동글 동그란 아이의 동그란 공 굴리기
그림자마져도 귀여워요.
바로 그 아이죠.
어느 아이고 모델로 삼기는 무척 힘들어요.
괜찮다 싶은 장면을 잡아내기가 쉽지 않거든요.
웃어봐 하는 소리를 하면 오히려 얼굴을 찡그리기 때문에 그냥 아무 소리 없이 유심히 관찰을 하다가 찍어야 해요.
아이의 눈 (또는 시선)이 보이지 않아 아쉽습니다.
받는 사람도 자신의 시선을 기억할 수 있다면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날 사진을 보니 승환이 눈이 정확히 찍힌 사진은 딱 한장이더군요(식사 때).
항상 고개를 숙이고 있거나 반대편으로 돌리고 있는 것 같아요.
도움말 고맙습니다.
아픈데… 고와요…
아이들이 말은 안해도
자기만의 언어를 구축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다만 그게 자기만의 언어라 우리가 읽어내기가 힘들다는 것 뿐…
발달장애아를 둔 엄마들중 아마도 아이가 그렇게라도 말해주기를 바라는 분들 많으실거예요.
“왜 그러니… 말을 해야 엄마가 알지…”하며 울먹이던 어떤 엄마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아이가 모래 장난을 아주 좋아하죠.
항상 태평이어서 우리는 오신선이라고 부르기도 하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