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에 서면
당신의 손가락이 금방 긴장하기 시작합니다.
내 온몸을 뒤덮고 있는 가시 때문이죠.
맘 먹으면 그 가시를 모두 훑어내고
내 몸만 남겨둘 수 있었을 텐데
당신은 그러지 않았어요.
아마도 당신은
내 가시의 두 얼굴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내 가시는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말 그대로 가시였죠.
그건 ‘손대지마’라는 일종의 경고예요.
하지만 그건 또 가시밖에 가진 것이 없는 내가
가시로 엮어놓은 가시꽃이기도 하죠.
나도 가끔 꽃을 피우긴 하지만
꽃에 내 마음을 실어 당신에게 보여주기엔
그 시간은 너무 짧고 금방이예요.
그래서 나는 가시를 방사형으로 빛처럼 뻗어 가시꽃을 만들었죠.
나는 내 일상을 모두 꽃으로 엮어
내 마음의 1년 365일을 모두 당신에게 바치고 싶었어요.
오, 손대면 안돼요.
가시꽃은 여전히 가시이니까요.
가시이기도 하고, 꽃이기도 한,
내 가시꽃에서
그 꽃에 실린 내 마음만 가져가도록 해요.
여전히 손가락에 실린 긴장은 놓치 마시구요.
4 thoughts on “선인장”
정말 선인장의 가시가 일률적인 무늬를 만드니깐
‘꽃’ 같아요.
긴장은 늦추지말되, 마음을 가져가라고 하니
<어린왕자>의 네 개의 가시를 가진 장미꽃이 생각는대요. ^^
사실 선인장 가시도 선인장마다 제각각이예요.
어떤 건 솜처럼 고운 것도 있어요.
웬지 크기가 큰 선인장일 거 같군요.
가시도 큰 것이..-_-;; 가까이 못가것네~
무지 큰 거 였어요.
일산에 꽃 찍으러 가려고 했더니 날씨가 흐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