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어느 한강다리나 거의 대부분 자유롭게 걸어서 오갈 수가 있다.
다리 중간에 전망대도 있다.
한강 다리의 한 중간에서 내려다보는 한강물은 아찔하다.
예전에도 다리 옆으로 보행로가 있긴 했지만
그 보행로로 들어가는 길을 찾기가 어려웠다.
지금은 대부분의 다리에 보행자와 자전거를 위한 진입로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그래서 한강에서 놀다가 쉽게 한강다리에 올라 건너편으로 갈 수가 있다.
난 그렇게 다리를 건너다니길 좋아한다.
어느 날 어린이대공원으로 가려고 잠실대교를 걸어서 건너다가
그 북단에 있는 길거리의 풀밭에서
분홍빛의 아주 예쁜 꽃을 보았다.
난 토끼풀이라고 생각했다.
“엇, 저렇게 예쁜 토끼풀도 다 있네.”
토끼풀인지 확인해보려고 꽃의 줄기를 손으로 더듬으며
줄기가 뻗어온 지면까지 따라가 보기까지 했다.
꽃의 줄기는 토끼풀의 잎들과 엮여 있었다.
오, 토끼풀 맞네.
난 마치 행운을 잡은 느낌이었다.
분홍의 토끼풀은 흔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토끼풀의 경우 희귀성이 행운을 부른다.
네잎의 클로버가 그래서 행운이 된 것 아닌가.
희귀한 분홍의 토끼풀꽃은 그래서 그날 나에게 행운의 꽃이 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와 알게 되었는데 그건 토끼풀이 아니었다.
그 꽃의 이름은 자운영(紫雲英)이란다.
한문을 보자면 보라빛 구름처럼 피어나는 꽃이다.
정말 이름 그대로다.
이름을 알게 되면서
그 꽃에서 행운을 털어내야 했지만
자운영이 예쁜 건 여전하다.
그 꽃을 만나서 얻어진 다른 행운이 행운이 아니라
그 꽃을 만난 그 자체가 행운이지 않았을까 싶다.
6 thoughts on “토끼풀인줄 알았잖아”
히야! 이쁘다.
꼭 수중발레하는 모양 같아요.
오늘 이 꽃 만난 자체가 제게 행운이네요.
이거 행운의 꽃으로 생각한게 괜한 건 아니었나 봐요.
시골가면 흔하다고 하던데 왜 난 이 꽃을 본 적이 한번도 없나 모르겠어요.
에궁~ 이제야 컴 앞에 앉아보네^^
너무 예쁘다… 아마도 작은 꽃이었을 듯 싶은데…
참 색도 곱지요…^^
엄지 손톱만한 꽃이지 뭐.
세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라고 하던데…
저는 드문 행운보다, 꾸준한 행복이 더 좋습니다.
행복하다보면, 그 안에 행운도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 보구요.
네잎 클로버 찾아 헤매는 사람은 행복이 지천이라 행운을 찾아 헤매는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