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놔, 이제 가야해.
봄은 꽃이 피는 계절이기도 하지만
꽃을 보내야 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이별은 슬프다.
특히 슬픈 것은 진달래의 이별이다.
진달래는 내가 역겨워 떠나는 님의 돌아선 발길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만나고 헤어짐이 손쉬운 쿨한 시대라고 하지만
역시 이별은 어느 경우에나 아프기 마련이다.
마음이 아프면 저절로 가는 이의 발목으로 손이 나간다.
소월은 가는 이의 뒤에서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겠다고 말했지만
그 말엔 발목을 붙잡고 매달리고 싶은 마음이 더욱 진하게 배어 있다.
그 분홍빛 마음의 한가운데 담아둘 때는 언제고
이제는 떠나려 한다니.
진달래의 분홍빛 마음 한가운데 담겨 봄을 보냈던 꽃술이
떠나려는 진달래꽃의 발목을 잡고 놓질 않는다.
간혹 바람이 흔들고 지나갔지만
진달래꽃도 발을 빼지 않고 한동안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진달래의 이별은
발목을 잡은 꽃술의 힘이 빠질 때까지
죽어도 아니 보내겠노라는 것이었다.
진달래의 사랑은 못보내고,
또 못떠나는 사랑이었다.
9 thoughts on “진달래의 이별”
애처롭게 매달려 있는 듯도 하고, 안타깝게 잡고 있는 듯도 해요.
사실 전 예전엔 그냥 이런 경우에 분홍의 종으로 생각했었어요.
근데 그것도 한두 번이라서 이번엔 생각좀 바꾸었죠.
가는 마당에 끝까지 다리통 부여잡은 달래양,
‘지지리 궁상’ 저런게 다 사랑인가보아요. 흣.
사랑이란게 항상 그렇죠, 뭐.
그 여자 없으면 죽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지나고 나면 그때는 왜 그랬지 싶고…
옛날에 <데미지>라고 그런 비슷한 얘기를 다룬 영화도 있었어요.
오늘은 나혼자 강화 근처까지 다녀오는데… 같이 왔으면 싶더라.
한 시간 가량 일보고 다시 3시간 넘게 차 탄 것 같으네.
대신 김포 들녁에서 쑥 좀 뜯어 왔어.
음, 그대가 바쁘고 내가 한가해서 나혼자 놀러다니던 시절이 그립도다.
흠… 당신이 바쁜 건 확실한데 내가 한가한 것 같지는 않어ㅜ.ㅜ
하긴 예전에 비하면 많이 한가한 거긴 하지만 말이야…ㅎㅎ
소월님의 진달래 그리고 아리랑…
우리내 사랑에 대한 정서일까요?
요즘 유행하는 아리랑이라는 가요를 듣고 있자니 진달래가 매치가 되더군요.
떠나는 사랑을 고이보내드릴땐 언제고 십리도 못가서 발병나라고 합니다.
진심을 그대로 전하면 많은 이별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했습니다…
보내야 한다와 보내기 싫다의 이중성이 바로 사랑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