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 어린이 대공원이 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다섯 손가락을 꼽으면
어린이 대공원 후문역에 도착하니까
거의 넘어지면 턱밑에 닿을 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끔 그곳을 찾습니다.
그곳의 놀이공원에 들어가면
속도가 아주 상반된 두 개의 놀이기구가 있습니다.
하나는 팔팔열차라 불립니다.
롤러코스터의 일종이죠.
팔팔열차는 몸을 뒤집고 비틀면서 번개처럼 달립니다.
눈을 서너 번 깜빡이고 나면 시작한 곳으로 돌아올 정도로 아주 빠릅니다.
그 빠른 속도가 즐거움을 낳습니다.
우리도 가끔 차를 몰고 나가 어디론가 달리곤 합니다.
달리면 기분이 좋습니다.
속도 자체에 즐거움이 있습니다.
팔팔열차와 달리 아주 속도가 굼뜬 놀이기구가 하나 있습니다.
그 놀이기구의 이름은 대관람차입니다.
커다란 바퀴처럼 생겼습니다.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옵니다.
대관람차를 타면 놀이공원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고,
멀리 롯데월드와 올림픽 공원도 눈에 들어옵니다.
대관람차는 세상을 천천히 보는 즐거움을 가져다 줍니다.
우리도 가끔 차를 버리고 천천히 걷곤 합니다.
천천히 걸으면 걷다가 멈춰서서 꽃과 눈맞출 수 있고,
물소리가 들리는 곳이라면 그 소리에 귀를 적시고 갈 수도 있습니다.
천천히 걸으면 많은 것을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빠르게 달릴 때는 속도 그 자체의 즐거움이 있고,
천천히 걸어가면 세상을 발견하고 함께 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나는 가끔 달리기도 하고, 가끔 걷기도 합니다.
6 thoughts on “빠르게 혹은 천천히”
‘어린이 대공원’은 저에게도 추억도 있고 조금 연관이 있어요.
대학 갈 때, 세종대에 원서를 넣고 면접을 보러 서울을 (중학교 졸업여행 때 서울대공원 잠깐 들린 이후로) 처음 가게 됐어요. 오후 면접이다보니 일찍 가서 어린이 대공원 한바퀴하며 신났죠ㅡ 팔 베베 꼬아 코끼리랑 사진도 찍고, 멀리서 잠자는 호랑이도 보구요. 그 후로 저는 안 가고 언니가 편입해 세종대를 가게됐고, 그 근처에서 자취를 했어요. 그 후엔 따로 찾아가진 않았지만 가끔 언니랑 그 앞을 지나치고, 어린이 대공원 다녀온 언니 안부를 듣곤했죠.
추억 속으로 잠길 때는 느리게 걸어가고, 이제와 돌이켜보면 빠르게 달려간 시간 역시 ‘슬로우&퀵’ 그러네요.
저는 아이가 어렸을 때는 거의 안방 드나들 듯 했어요.
한동안 제가 집에 있고, 아이 엄마가 충무로에 나가서 일을 했거든요. 그때 아이데리고 걸핏하면 가던 곳이었죠. 어찌나 자주 갔던지 그곳 매점의 아줌마와 인사나누는 사이로 지냈으니까요.
지금은 가끔 저 혼자 가곤 해요. 공짜라서 더 자주 가는 듯도 하고. 지금은 입장료가 없거든요.
정신없이 빠른것도 싫은데 또 너무 느린것도 심심해요.^^
근데 바이킹은 그리 빠르지 않으면서도 스릴넘치더군요.
안타보셨음 꼭 타보세요.^^
놀이기구 안타본지 상당히 오래 되었어요.
어린이대공원 놀이기구는 상당히 고전적인 거 같아요. 롯데월드에 비하면. 롯데월드는 너무 현란해서 전 어린이대공원이 좋더라구요. 내가 너무 늙어서 그런 건가…
난 내 두 발로 달리는 건 자신없지만 자동차의 네 발을 빌려서 달리는 건 아주 좋아하는데…ㅎㅎ
난 그 옆에 빌붙어서 달리는 걸 좋아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