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뒤엉켜 있다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6월 17일 서울 천호동 광진교 남단의 술집 왕대포에서


유리는 안에 있으면 밖을 보여주고,
밖에 있는 사람에겐 안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안과 밖을 모두 뒤섞는다.
밤이 되면 그 점은 더욱 확연해진다.
유리가 바깥의 풍경을 담는가 싶으면
유리의 안 풍경들이 어느새 창으로 달려나가
절대로 미끄러지는 법이 없이
그 매끄러운 유리면에 찰싹 달라붙는다.
그러면 그때부터 유리는 보여준다,
바로 어지럽게 뒤엉킨 서울을, 서울의 밤을.
서울의 밤은 뒤엉켜 있다, 아주 어지럽게.
밤엔 그래서 유리의 속에 서면
멀리 천호대교와 올림픽대교, 테크노마트가
점점이 뿌려놓은 가로등 불빛과 어울려
볼만한 밤풍경으로 사람들을 유혹하지만
아울러 보여준다, 유리는,
어지럽게 뒤엉킨 서울을, 있는 그대로.

15 thoughts on “서울은 뒤엉켜 있다

  1. 저는 오늘 강화도랑 석모도 다녀왔어요.
    날씨가 약간 흐려서 걱정했는데, 나름대로 분위기 있어서 좋았습니다.
    사진 정리하는 것도 일이에용~

  2. 일몰 즈음, 구름이 눈에 들어오네요.
    요즘은 장마 앞두고 비가 올 듯, 말 듯 하늘이 이뻐요.
    하늘 바라보는 재미가 솔솔, 요즘은 귀여운 초승달 찾아보아요.
    유리는 안과 밖의 경계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듯,
    산으로 간 오징어는 알까나모르겠어요^^

    1. 오늘은 좀 흐려서 아쉬웠는데 한 이틀 저녁빛이 아주 좋더라구요.
      강이나 바다에서 사진찍었으면 저녁 빛깔이 아주 신비롭게 나왔을 듯 싶었어요.
      그냥 눈으로만 보고 찍지는 못했지만 말예요.
      오늘은 그래도 오이도, 선제도, 영흥도를 돌면서 사진찍다가 들어왔어요.

    2. 오이도까지는 지하철로 갈 수 있고, 그 옆이 선재도이고, 또 그 옆이 영흥도예요.
      이번이 두번째인데 물이 빠져 있어서 아주 좋더라구요.
      더 좋은 건 사람들이 카메라든 사람에게 많이 호의적이 되어 있다는 거였어요.
      사진찍으러 온 사람들 정말 많더군요.

  3. 내용과 상관없이 한쪽에 비춰진 글씨가 뭘까 하며 뚫어져라 쳐다보는건
    직업병인가봐요..^^;; 신장개업한 왕대포집인가요…? ^^

    1. 영업한지는 좀 된 거 같아요.
      저희는 항상 한강에 나가서 놀기 때문에 들어가보진 않았는데 한강에서 보이기 때문에 보긴 봤었죠.
      매일 지나치기만 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한번 가봤어요.
      술은 한강에서 강바람 맞으면서 마시는게 더 좋은데 한참 걸어야 하기 때문에 이날은 그냥 여기서 마셨습니다.

    2. 이궁… 저기 상단쯤에 신장개업이라는 글씨가 비춰졌길래 해본 말이었어요..^^;;;
      꼭 한번 가보고 싶어도 친구 주점이 딱 요기 근처네요..
      서울나들이는 1~2년만에 한번씩밖에 못하는데
      친구가 하는 가게라 그곳에서만 만나게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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