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6일 토요일, 이소선합창단은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하여 노래불렀다. 다른 때와 달리 합창단은 피아노와 지휘자를 버리고 깃발과 함께 했다. 피아노와 지휘자가 음악의 형식이라면 깃발은 투쟁에 더욱 가까운 형식일 것이다. 노래와 함께 한 깃발은 모두 단결하여 싸우자며 노래를 둘러싸고 허공을 펄럭였다. 싸워서 얻고자 하는 것은 노조할 권리였다. 노래는 깃발과 함께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소선합창단이 깃발과 함께 부른 노래는 <단결투쟁가>였다. 깃발과 노래의 마음이 하나였다. 합창단이 두 번째로 부른 노래는 <파업가>였다. 파업은 노동이 없을 때의 세상을 보여줌으로써 노동이 얼마나 귀한가를 이 세상에 알리는 선언일 것이다.
자본에게 노조는 노동자들이 뭉쳐서 만들어내는 연대의 힘이다. 그 힘은 강하다. 자본이 그 힘을 무서워하는 이유이다. 집요하게 노조 결성을 방해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여의도에서 노동자들이 모여 그 권리를 외쳤고 이소선합창단은 그 외침에 노래로 함께 했다. 잠시 음악의 형식을 양보하고 투쟁의 형식에 노래를 내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