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세상은 어둠에 쌓여있다.
그러나 지금이 1시 30분이니 새해가 밝은지 조금 시간이 지난 셈이다.
세상은 물리적 느낌으론 아직 어둠에 묻혀있고,
새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심리적 기준에서 보자면 1시간 30분만큼 밝아있는 셈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보자면 나는 지금 맥주 1500cc의 알콜 기운이 가져다준 알딸딸함 속에 휩싸여 있다.
새해는 자신의 희망을 새기는 자리이기도 하다.
올해는 어떤 일이 이루어졌으면 좋을까.
가장 먼저 많이 읽고 많이 썼으면 좋겠다.
내가 쓰기에 집착하는 이유는 쓰고 있는 동안,
그것이 내가 해야할 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는 시나 소설을 읽고 무엇인가를 끄적거릴 때
그것이 “나의 일”이라고 느낀다.
하지만 그 나의 일은 일상 속에 놓여있다.
그 일상이란 먹고 살아가는 일이다.
그 일상이 항상 내가 나의 일이라고 느끼는 그 쓰는 일과 평화롭게 화해하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그 일은 먹고 사는 나의 일상과 번번히 부딪친다.
간혹 그 일상을 털어버리고 자신이 가야할 일의 세상으로 홀연히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나는 그 사람들이 남긴 작품들에 대해 회의적일 때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일상을 훌훌 털어버리고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사진에 담았던
사진 작가 김용갑이다.
알고보면 그는 일상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낸 것이 아니라
사실은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다움을 담아낸 것이다.
일상을 털어버린 그의 용기야 가상하지만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나는 그가 담아낸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에서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내겐 일상에 발목잡힌 자들이
그 일상 속에서 캐내는 삶의 진실이 오히려 더 시선을 끌었다.
올해는 가까이 있으나 눈길이 미치지 못하는
그 일상 속의 진실에 더더욱 깊이 눈떴으면 하는 것이 나의 희망이다.
그리고 그 일상 속의 진실을 자주 글로 옮기고 싶다.
또 다른 희망 하나는 더 이상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2005년을 돌아보면 상처는 종종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왔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 오히려 나를 보듬어주고,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들은 상처를 주었다.
처음 만난 사람들은 내 글을 통해 나를 보았고,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들은 옛기억을 붙잡고 그 기억 속에서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나는 내 글이 가끔 걸어주는 전화 한통화에도 못미친다는 자괴감에 휩싸여야 했고,
그 자괴감은 나에겐 상당히 힘겨운 상처였다.
올해는 그 상처가 없었으면 좋겠다.
또 다시 새해가 밝았다.
동해에선 어제처럼 오늘도 똑같이 해가 뜨고,
어부는 그 해를 바라보며 신새벽에 어망을 거두고 있을 것이다.
어제나 그제처럼 똑같이 반복되는 일일 것이나
새해라고 구획을 긋는 순간
그 자리는 갑자기 희망을 소원하며 과거를 털어버리는 자리로 뒤바뀐다.
한해를 단위로 그런 자리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한해가 마감될 즈음,
힘겨움이 턱이 미친 우리는,
그렇게 한해의 힘겨움을 한해라는 기점으로 털어버리고
그렇게 빈 공간에 자신의 희망을 새긴다.
올해 나도 그 시작의 자리를 나의 희망으로 새기며 한해를 시작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희망이 오늘 이 시작의 자리에서 환하게 빛났으면 좋겠다.
10 thoughts on “새해 희망”
부디 2006년에는 상처받지 마시고 많은 글을 읽고 쓰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멋진 사진 찍어서 올려주시구요…
항상 건강하시고,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사진은 계속 올라갈 거예요.
그동안 찍어둔 것도 많은데다가 계속 찍을 거니까요.
격려 고맙습니다.
행복과 즐거움이 가득한 새해가 되시길.
지난해 김동원님 좋은글이랑 사진 감상할수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올해도 더욱 건강하셔서 좋은글 좋은사진 많이 부탁드려요~^^
가족모두 건강하시고 좋은일 많이 많이 생기시길.^^
올해도 자주 사진찍으러 다니려구요.
산은 오대산, 속리산, 지리산 정도를 갔다 오고 싶네요.
가을소리님 가정에 항상 행복이 충만하시길.
오늘 날씨가 딱! 1월1일 분위기예요~
푸근하고 적당히 아삼모사한게 따뜻하네요!
맛난 떡국드셨겠죠? 저도 냠냠!
이렇게 또 한살먹고 새해는 한살먹은 만큼 복도 더 많이 들어오시길…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저 블로그만 같았으면 좋겠어요.
좋은 사람들이랑 인사나누며 새해를 여니 아무래도 모든 일이 잘 될 듯.
새해!
새날!
새 빛으로!
늘 새롭고 희망 가득 하시길…!
오늘은 날씨도 푸근하네요.
날은 흐렸지만 손끝이 차갑지 않아 좋은 날이예요.
여유있는 하루 보내시길.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새해인사를 트랙백으로 쏘고 있었는데, 테터 클래식으로 업글이 안된 곳에서는 트랙백이 깨지더라구요… -ㅁ-
그래서 겁먹구 다시 코멘트 모드로 변경중.. ㅎㅎ
뭐 어찌되었건 복은 많이 받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하시는 일마다 모두 잘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__)~!! 꾸벅~!!
호야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