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게 오는 물의 봄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1월 30일 강원도 인제의 현리에서

얼음장의 아래쪽으로 물이 흐른다. 얼어붙은 물의 시간은 겨우내 멈추어 있는 듯했지만 실제로는 얼음장 밑을 끊임없이 흘러 봄으로 간다. 봄은 겨울을 이기고 오는 승리의 계절이 아니라 가장 낮은 자세로 와서 따뜻하게 체온을 나누는 계절일지도 모르겠다. 봄기운 속에는 너를 만나려고 체온을 가슴에 꼬옥 안고 그 긴 겨울을 가장 낮게 기어왔어라는 말이 들어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봄에는 세상 모두가 힘을 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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