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빌딩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7월 15일 종로 조계사에서


난 키크고 우람한 나무가 좋아.
왜?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어?
그 그늘에서 누구나 쉴 수 있잖아.
그리고 그 밑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면
잎과 잎 사이의 틈새로 하늘이 마구 쏟아지는 기분이야.

난 높은 빌딩이 싫어.
아니, 왜? 그것도 큰나무처럼 높고 우람한데.
그 넓은 하늘을 혼자 독차지 하잖아.
빈틈없이 앞을 가로막은 채.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7월 15일 서울 청계천변에서

10 thoughts on “나무와 빌딩

  1. 하늘에 구름이 얇게 깔린 것이 풍경의 멋을 더하네요~
    전 일요일에 대학로 갔어요.
    약속 시간 전에 한시간은 ‘여행’했어요. ^^
    그 이야기는 글로 들려드릴께요~

    1. 신혼초에 미아리에 살았던 관계로 그때는 대학로가 걸핏하면 드나들던 안방이었죠. 지금은 풍경이 많이 변했지만요. 요즘은 거의 안가는 듯.

  2. 상당히 로맨틱한 영화의 대사 같습니다.
    두 남녀의 장난스런 심리묘사와 이상에 대한 두가지 다른 시각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1. 만약 그렇다면 조계사에서 하늘 한번 쳐다보고, 걸어나와 청계천에서 다시 하늘 한번 쳐다보고 얻은 대사가 되네요. 그 정도면 데이트하는 연인들이 걷다가 하늘 한번씩 쳐다볼만 하겠는걸요.
      근데 웨이버님이신가… 맞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3. 혼자 갖기엔 너무나 큰 하늘…
    그렇지만 나만의 것이라고 확! 믿어 버리면 맘만은 이따시 만큼 부자 같네요~ ^^

    1. 아무도 가질 수 없지만 누구나 자기 것으로 가질 수 있는 하늘.
      돌려가면서 갖는 것도 괜찮을 듯.
      오늘은 수아님꺼, 내일은 내꺼. 내일 비오면 어떡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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