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강화에 갔다. 동검도에서 시간보내다 전등사에 들렀다. 터덜터덜 걸어 전등사 뒤쪽 산에 계신 오규원 선생님 찾았다. 선생님은 돌아가신 뒤에 소나무가 되었다. 아무 것도 준비하지 못했으나 누군가 놓고간 후리지아 한 단이 선생님 앞에 놓여 있었다. 아무 것도 챙겨가지 못한 마음을 남이 놓고간 노란 후리지아 한 단에 기대어 모두 덜어낸다. 오늘은 선생님 주변에 생강나무가 상당히 많다는 사실도 알았다. 봄이 선생님을 위해 준비해주는 꽃이 있었고, 그 꽃은 이제 생강나무 꽃이다. 몽우리가 잡혀 있었다. 선생님은 많이 행복하시겠다 싶었다. 후리지아와 생강나무로 나도 잠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