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3월 21일 인천 강화도 전등사에서
간만에 강화에 갔다. 동검도에서 시간보내다 전등사에 들렀다. 터덜터덜 걸어 전등사 뒤쪽 산에 계신 오규원 선생님 찾았다. 선생님은 돌아가신 뒤에 소나무가 되었다. 아무 것도 준비하지 못했으나 누군가 놓고간 후리지아 한 단이 선생님 앞에 놓여 있었다. 아무 것도 챙겨가지 못한 마음을 남이 놓고간 노란 후리지아 한 단에 기대어 모두 덜어낸다. 오늘은 선생님 주변에 생강나무가 상당히 많다는 사실도 알았다. 봄이 선생님을 위해 준비해주는 꽃이 있었고, 그 꽃은 이제 생강나무 꽃이다. 몽우리가 잡혀 있었다. 선생님은 많이 행복하시겠다 싶었다. 후리지아와 생강나무로 나도 잠시 행복했다.

2017년 3월 21일 인천 강화도 전등사에서

2017년 3월 21일 인천 강화도 전등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