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마신 날의 늦은 귀가

Photo by Kim Dong Won
2023년 4월 14일 서울 선유도공원 근처에서

혼자 살면 아무리 술을 마시고 늦어도 잔소리하거나 걱정하는 사람이 없다. 아는 이랑 술을 마셨다. 그 또한 혼자 산다. 6시에 시작된 술자리가 2차로 간 술집이 문을 닫았을 때 날을 넘겨 밤 1시까지 와 있었다. 그러나 혼자사는 둘은 집에 갈 생각을 않는다. 문을 닫은 술집을 나온 둘이 그 시간에 한 일은 핸드폰을 꺼내 근처에 문연 술집이 없나 검색한 것이었다. 없었다. 술자리를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많이 늦은 시간이었다.
같이 살면 술을 마시고 늦는 날엔 같이 사는 사람이 잔소리를 하거나 걱정을 한다. 같이 사나 혼자 사나 술을 마시고 늦는 것은 똑같다. 다만 같이 살면 술을 마시고 늦을 때마다 잔소리와 걱정이 뒤따르고 혼자 살면 그게 없다. 같이 살 때 술마시고 늦는 날마다 이제 왔어, 늦어서 걱정하며 많이 기다렸어라고 맞아주면 상황은 좀 다를 것이다. 잔소리는 쓸데 없고 걱정을 보태 기다리는 마음은 다르다.
쓸데 없는 잔소리가 지워진 늦은 귀가를 몇 번 했다. 잔소리가 지겨운 사람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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