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바깥으로 색이 진한 부분이 있었다. 나는 진하다 생각했으나 장미는 진한 것이 아니라 뜨거움이 익은 것이라 했다. 뜨거움으로 불타면 사랑이 재를 남기고 사라지나 뜨거움으로 익히면 더 진한 사랑이 남는다 했다. 곁에 아직 피지도 않은 사랑이 익어 있었다. 뜨거움을 익혀가는 것이 사랑이라면 그 색은 나중에 얻어지는 것이 아닌가. 장미가 미리 예비하지 않으면 둘을 재로 휩쓸어버리는 사랑의 불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 했다. 익기도 전에 잘 익은 뜨거움을 예비해야 하는 것이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