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18일 금요일, 이소선합창단은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80년 5월의 광주를 생각하며 노래불렀다. 서울에서 마련된 5.18 민중항쟁 기념행사의 하나였으며 평화음악제란 이름으로 모인 자리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모여서 5.18을 회고하는 한편으로 평화를 꿈꾸었다. 하루 전, 그리고 새벽까지만 해도 억수같이 퍼붓던 빗줄기는 멈추고 광장의 날씨는 쌀쌀하게 가라 앉아 있었다. 서울광장의 잔디는 한껏 푸르렀으나 이상하게 비린내를 풍겼다. 잔디가 진압군의 총칼 앞에 스러진 무고한 시민들의 피비린내로 가득했던 그날의 참상을 기억해낸 것인지도 모른다.
이소선합창단이 부른 첫곡은 <오월의 노래>였다. 노래는 왜 쏘았으며 왜 찔렀으며 트럭에 싣고 어디로 갔냐고 물었다. 아직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는 그날의 진실에 대한 요구가 이소선합창단의 첫 노래였다. 두 번째 노래는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 였다. 노래는 민중이 단결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으며 그 세상이 진실과 평화의 세상이라고 주먹을 불끈쥐었다. 노래를 듣던 사람들도 함께 주먹을 쥐었다. 때로 진실과 평화는 불끈쥔 주먹과 그 주먹에 실어 부르는 노래와 함께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