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결한 민중의 마음으로 하나된 노래 – 이소선합창단의 전교조 서울지부 사립북부지회 결성 30주년 기념행사 연대 공연

Photo by Kim Dong Won
2019년 7월 5일 전교조 서울지부 사립북부지회 결성 30주년 기념행사 연대 공연
서울 우이동 계곡 미림산장

이소선합창단은 2019년 7월 5일 금요일, 전교조 서울지부 사립북부지회 결성 30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하여 연대 공연으로 함께 했다. 사립북부지회의 이름은 한 번 읽는 것만으로 숨이 찰 정도로 길었으나 줄여서 북사라고 짧게 부른다. 장소는 우이동 계곡의 미림산장이었다. 여느 때 같았으면 물소리로 흥겨웠을 계곡이 가뭄으로 인해 거의 말라 있었다.
계곡의 여기저기로 흩어져 시간을 보낸 합창단은 7시쯤 무대에 올랐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항상 교단을 무대로 삼았을 선생님들이 모두 자리에 앉아 초롱초롱한 눈빛의 학생들처럼 합창단을 주시했다. 합창단이 첫곡으로 부른 노래는 <상록수>였다. 상록수는 푸르른 나무이나 노래는 그 나무가 끝내 이길 나무라고 했다. 노래가 끝나자 으와, 정말 굉장하다는 감동의 반응이 있었고, 그 감동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이어졌다.
두 번째 노래는 <그날이 오면>이었다. 선생님들의 반응에 호응하듯 합창단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노래는 산장 안이 비좁다는 듯 바깥으로 빠져나가려 했다. 아마 그때 문을 열었다면 노래는 넘쳐난 물처럼 계곡을 따라 흘러갔을 것이며, 계곡의 아래 사람들은 물이 마른 계곡에 갑자기 노래가 흐르는 것을 듣는 신비를 맛보았을 것이다.
세 번째 노래는 <이름>이었다. 노래가 말하는 이름의 주인공은 노동자이다. 선생님이 어떻게 노동자가 될 수 있냐며 선생님들의 전교조 결성을 반대했던 세상에 맞서 선생님들이 그렇게 갖고 싶어했던 이름, 그것이 바로 노동자였다. 노래는 그 노동자란 이름을 선생님들의 손에 쥐어 주었다. 노래가 흐르는 동안 자리의 선생님들은 모두 자랑스러운 교육 노동자였다.
마치 햇볕을 모으는 돋보기처럼 합창단으로 모아준 선생님들의 집중된 시선과 뜨거운 환호는 합창단을 흥분하게 만들고 말았다. 합창단의 흥분은 높아지는 목소리로 나타났다. 나중에 지휘자는 어떤 경우에는 5도 정도 소리가 높게 나온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나는 그 흥분이 좋았다. 음을 이탈하며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이 목소리를 높였던 단원들의 속심정이었을 것이다. 앵콜로 부른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는 그렇게 높고 큰 목소리로 산장안을 울렸다. 아마도 앞으로 선생님들의 싸움에서 힘이 드는 시간이 올 때마다 의지를 일으켜주는 힘이 될 것이다. 바깥에선 나무들도 창틈으로 새어나오는 노래에 맞추어 잎을 주먹처럼 흔들고 있었다. 주변 계곡의 돌들이 움켜쥔 주먹은 더욱 단단해 보였다. 세상 만물이 단결한 민중의 승리를 노래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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