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그리고 바람과 함께한 노래 – 이소선합창단의 고대 민주열사 추모제 공연

Photo by Kim Dong Won
2019년 6월 1일 고대 민주열사 추모제 공연
고대 민주광장

2019년 6월 1일 토요일, 이소선합창단은 고대 민주광장에서 마련된 고대민주열사 추모제에 참가하여 노래로 함께 했다. 모두 세 곡의 노래를 불렀다.
첫 곡은 <불바람 그대>였다. 뜨거운 마음으로 민주를 위해 살다간 영혼을 위한 노래였다. 그 영혼은 모두 불바람이 되었다. 독재의 세상을 불태워 버리고자 했던 바람이었다.
두 번째 곡은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 였다. 노래를 부르는 합창단의 머리맡에서 수많은 작은 잎들이 나무의 이름 아래 단결하여 햇볕을 막고 그늘을 만들어냈다. 사람들은 민주의 이름 아래 단결하여 독재를 막아내고 평등의 세상을 만들어낸다. 나뭇잎과 사람들이 모두 단결한 날이었다.
두 번째 노래를 부를 때 느닷없이 꼬마 단원이 합창단에 합세했다. 행사에 참여하러온 누군가의 딸이었다.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는 반복되는 가사는 꼬마 단원으로 하여금 연습없이 노래에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노래가 끝났을 때 무대를 내려온 아이의 입에선 “패배하지 않는다”는 노랫말이 계속되고 있었다. 왜 단결한 민중에게 패배가 없을 것인지 아이가 증명하고 있었다. 단결은 앞으로도 계속될 미래를 예약하고 있었다.
세 번째 노래는 <그날이 오면>이었다. 아이가 다시 단원들의 한쪽으로 서서 함께 노래를 불렀다. 지금은 아직 오지 않은 그날이지만 아이에게는 오고야만 그날이 될 것이다. 노래 속의 그날은 아이에게 노래로 쥐어준 약속이 되었다.
노래를 부르는 동안 바람이 지나갔고, 바람은 시원했다. 그늘에 얹혀진 또다른 단결이었다. 뜨거운 바람으로 독재의 세상을 밀어낸 바람은 이제 시원한 바람으로 나뭇잎들이 만든 그늘의 세상에 합류하고 있었다. 합창단의 노래가 나뭇잎, 그리고 바람과 함께 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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