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의 날개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8월 27일 경기도 미사리의 한강변에서

잠자리는 그물 문양의 투명한 날개를 가졌다.
날개를 저을 때마다
그 그물에 바람이 잔뜩 걸려든다.
그러면 잠자리는 말의 잔등삼아
그렇게 낚은 바람에 올라타고
하늘을 날아다닌다.
잠자리의 분주한 날개짓은
낚은 바람의 잔등을 두드려,
이리가자 저리가자, 방향을 이르거나,
아니면 빨리가자, 좀 천천히 가자,
속도를 일러주는 일이다.
앉아 쉴 때면 그물을 남김없이 비워
낚았던 바람을 모두 풀어놓는다.
그때부터 바람은 다시 허공을 뛰어다니며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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