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선합창단은 2019년 8월 31일 토요일, 8월의 마지막 날, 광화문에 모인 전국의 화물연대 노동자들과 함께 했다. 화물연대 노동자들은 광화문의 세종로 공원 옆으로 자리한 도로로 모였다. 오후 2시에 총결의대회가 시작되었다. 노동자들은 모여서 연대했고 승리로 생존권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언제나 그렇듯 이소선합창단은 노래로 연대의 마음을 표시했다. 합창단의 첫곡은 <모두들 여기 모여 있구나> 였다. 전국에서 모인 화물연대 노동자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노래였다. 화물연대 측에서 이 노래를 특별히 불러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두 번째 곡은 <이름>이었다. 화물연대는 특수고용직이란 이름으로 불리면서 분명한 노동자이면서도 노동자란 이름이 허용되지 않을 때가 많다고 했다. 노래는 노동자들에게 노동자란 이름이 얼마나 아름다운 이름인가를 알려주었고 노동자들은 뜨거운 환호로 그 이름을 받았다.
마지막 세 번째 곡은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 였다. 패배하지 않을 싸움의 뒤에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손에 넣을 생존권의 기쁨이 있을 것이다.
하늘은 맘껏 푸르렀고 구름이 노동자들과 연대하겠다며 머리맡으로 모여든 날이었다. 하지만 햇볕이 따가와 사람들이 그늘을 찾게 되는 날이기도 했다. 노동자들이 앉은 도로는 햇볕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합창단이 노래부른 무대 위에도 햇볕을 막아줄 그늘은 없었다. 노동자와 합창단이 모두 햇볕을 피하지 않았다. 노래를 마치고 내려오는 합창단원의 얼굴에 땀의 흔적이 역력했다. 노동자들은 시위하면서도 땀흘렸고 합창단은 노래하면서 동시에 땀으로 함께 했다. 모두 하나의 마음이었다. 합창단이 이 날 참가한 첫 무대였다. 이 날 합창단의 여정은 첫 무대로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