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처음 사랑했을 때,
사랑은 뜨거운 붉은 색이었다.
그러나 그 색이 계속되리라는 기대는 하지 말라.
살다보면 사랑은 변색된다.
봄철의 짧은 한 순간, 꽃을 터뜨렸던 나무도
어느 순간 그 화려함을 접고
지루한 초록으로 여름을 넘긴다.
우리는 생각한다.
사랑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색이 바뀌었다고 사랑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우리들이 처음 만나 새겨놓은 사랑은
사실은 초록 속에서도 여전히 그대로이다.
그러니 사랑을 할 때는 색에 주목하지 말아야 한다.
사랑은 색에 관계없이
붉은 뜨거움 속에서도,
또 초록의 일상 속에서도,
항상 그 가운데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그러니 선명한 사랑을 색으로 의심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