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인간의 이름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위한 노래 – 이소선합창단의 성매매 처벌법 개정 연대 집회 공연

Photo by Kim Dong Won
2023년 9월 19일 성매매 처벌법 개정 연대 집회 공연
서울 종로의 보신각 앞

이소선합창단은 2023년 9월 19일 화요일, 서울 종로의 보신각 앞에서 열린 성매매 처벌법 개정 연대의 집회에 참가하여 노래로 함께 했다. 집회는 성매매에 나서는 여성을 불법 행위에 초점을 맞추어 볼 것이 아니라 인권 차원에서 접근하자고 했다. 참가자들은 그리하여 성폭력의 위험 앞에 놓인 성매매 여성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성매매 특별법의 개정을 요구했다.
이소선합창단이 준비한 노래는 세 곡이었다. 첫 곡은 합창단의 소프라노 최선이가 부른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였다. 노래는 성매매 여성을 “벗이여, 형제여, 사랑하는 사람이여” 라고 불러 우리의 곁으로 맞았다. 노래는 성매매 여성이 따로 있지 않으며 그들이 모두 우리의 벗이자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노라 말한다. 그들을 벗과 사랑으로 맞은 노래는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서로에게 고통뿐일지라도 그것이 이 어둠을 건너 우리를 부활케 하리니” 라고 매듭짓는다. 집회 참가자들이 요구하는 대로 법이 그들의 처벌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성매매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살펴 그들의 인권을 개선하는 쪽으로 바뀔 때 그들이 다시 사는 삶이 시작될 것이다. 첫노래가 그리 말했다.
다음 두 곡은 합창이었다. 노래를 시작하기 전에 합창단의 소프라노 조은화가 부를 노래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연대 공연을 하기로 한 후에야 성매매 처벌법의 개정 필요성을 알게 되었다. 2004년에 만들어진 이 처벌법이 성매매 알선업자나 성매수자를 중하게 처벌하기 보다는 성매매 여성을 더 무겁게 처벌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 부당한 현실을 개정을 통해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합창단은 남녀가 함께 있지만 법개정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가고자 하는 성평등의 세상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성매매 처벌법의 개정에 연대할 마음을 갖고 있다.” 그 말은 그 날의 집회에 모인 모두의 마음을 요약한 말이기도 했다.
합창단이 부른 첫곡은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였다. 노래는 “창살 아래 네가 묶인 곳 살아서 만나리라” 했다. 노래는 창살을 말했지만 성매매 여성들에겐 삶 자체가 창살없는 감옥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노래가 그 창살을 지우고 인간의 이름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 했다.
두 번째 노래는 <민중의 노래> 였다. 노래는 “듣고 있는가 성난 민중의 노래 노예를 거부하는 민중들의 뜨거운 숨결”이라 시작되었다. 세상이 범죄자로 몰아 처벌하려 할 때 그들과 손잡고 연대하여 ‘새날’을 열려는 사람들이 노래 앞에 모여있었다. 대부분은 여성이었다.
준비한 곡은 두 곡이었지만 앵콜이 나왔다. 그것도 거절하기 힘든 뜨거운 앵콜이었다. 합창단의 기타 연주자 이응구가 주최측으로부터 시간을 엄수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다는 말로 그 뜨거운 반응을 무마해 보려 했지만 주최측이 괜찮다고 손을 저어 그 부탁을 철회하는 난감한 사태가 벌어졌다. 합창단은 다시 무대에 올라 앵콜곡을 불렀다. 앵콜곡은 <해방을 향한 진군> 이었다. 원래는 그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총파업 전선에 나서는 노동자를 말하는 노래였지만 오늘은 노래의 해방이 부당한 법 때문에 범죄의 덫으로 내몰리는 성매매 여성들의 해방을 위한 노래가 되었다. 노래의 끝에서 합창단이 모두 주먹을 모았고, 그 주먹은 ‘투쟁’이라 외쳐 이 연대가 가져올 해방의 세상에 대한 다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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