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도 등대 전망대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6월 19일 오이도 등대 전망대에서


중년의 두 여인은 양산으로
이제 바짝 열기의 깃을 세운 여름 햇볕을 막고
이런 저런 사는 얘기를 나누는 눈치입니다.
분홍색과 검정색의 모자를 나누어 쓴 젊은 연인은
난간에 몸을 붙이거나 얹고
달콤한 밀어를 속삭이는 느낌입니다.
한무리의 노인분들은 시선이 바다쪽이 아니라
옆의 뚝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곳의 변화에 대한 옛기억이 얘기거리인 듯 싶습니다.
눈에 들어온 의자는 셋이지만
하나만 자리를 내주고
다른 둘은 그냥 자리만 지키고 있습니다.
막 물이 들어오고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직 물이 등대 전망대의 턱밑까지 오려면
좀 시간이 걸릴 듯했습니다.
바닷물은 매일 시간 맞춰 들고 나지만
사람들은 시도 때도 없이 들고 나곤 했습니다.
바닷물은 매일 낯익은 얼굴이었지만
사람들은 올 때마다 얼굴이 달랐습니다.
사람들은 참 다양하고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게 사람의 매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 thoughts on “오이도 등대 전망대

  1. 자연은 훼손만 안 하면 늘 그대로지만,
    사람의 찰나의 순간은 늘 같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재밌고, 또 어렵고…
    오늘은 서점에 잠깐 들러 사진책 코너에 갔어요.
    역시 사람사진이 제일로 재미나더군요^_^&

    1. 또 사람 사진이 제일 어렵기도 하고.
      난 보통 사진찍을 대상을 보고 찍는다기 보다 읽어내고 찍는 편인데 사람은 읽어내기가 너무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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