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부전나비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9월 30일 우리집 2층 베란다에서

똑같은 나비가 자주 집을 찾아왔지만
이름을 몰랐습니다.
오늘은 그 이름을 알아냈습니다.
먹부전나비라고 하는 군요.
‘먹’이라는 말로 이름을 시작하는 것으로 보아
시커먼 색일 듯한데 나비는 하얗게 보입니다.
날개를 꼿꼿이 세우고 펴질 않아
날개의 위쪽을 볼 수 없어서 그럽니다.
날개 위쪽은 짙은 회색인 것 같은데
영 보여주질 않습니다.
두 날개 사이로 벌어진 약간의 틈으로 엿보았더니 그냥 시커멓게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나비를 몇번 보았지만
날개 위쪽은 아직 보질 못한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나비들은 앉았을 때 날개를 펴질 않습니다.
물론 폈다 접었다 하긴 하지만 대개는 날개를 접어둡니다.
언젠가 들은 얘기에 의하면
앉았을 때 날개를 펴고 있으면 그건 대부분 나방이라고 들었습니다.
암놈인지 숫놈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름 중에 ‘먹’이라는 부분은 날개 위쪽의 색깔로 해명이 되었지만
아직 부전나비의 ‘부전’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부전자전의 부전은 아닐 것 같습니다.
국어사전을 찾아봤더니
“예전에 여자 아이들이 차던 노리개의 하나로
색 헝겊을 둥근 모양이나 병 모양으로 만들어서
두 쪽을 맞대고 수를 놓기도 하고
다른 빛의 헝겊으로 알록달록하게 대기도 하여
끈을 매어 차고 다녔다”고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그 때문에 알록달록한 나비들에 부전이란 이름이 붙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그냥 추측에 불과합니다.
크기는 엄지 손톱만 했습니다.
고추잎에 앉아 몇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고추잎이 마치 초록빛 무지개 다리 같았습니다.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9월 30일 우리집 2층 베란다에서

**오늘 일하다가 색깔이 바뀌고 있는 넝쿨장미잎을 찍으러 잠시 2층에 올라갔더니
먹부전나비가 또 놀러왔더군요.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지 오늘은 이 잎 저 잎 활발하게 날아다녔습니다.
그리고 아주 잠깐이었지만 날개를 약간 벌려 등을 내게 보여주었습니다.
구경들 하실래요.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10월 2일 우리집 2층 베란다에서

날개의 위쪽은 정말 이름대로 먹색이었습니다.
먹색이 곱다는 생각은 못해봤는데
먹부전나비가 등에 이고 다니는 먹색은 참 고와보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먹부전나비는 날개 바깥으론 먹색을 이고,
날개 안쪽엔 알록달록한 부전을 안고 사는 나비인 셈입니다.

6 thoughts on “먹부전나비

  1. 댓글에 나방은 뚱뚱하고 나비는 날씬한 편이래요.
    이 말 정말 재미난 설명이네요. ㅋ
    초록빛 무지개 다리 위에서 노니는 나비양,
    날씬하고 옷도 참 어여쁜 미인^.^

  2. 아..날개를 펴고 앉아있는건 나방이군요? 새로운 사실 하나 알았네요.^^
    여긴 요즘 호랑나비가 많이 눈에 띄어요.
    얼마전 교회갈땐 어느집 벽에 두마리가 붙어서 (짝짓기?) 날개를
    접었다 폈다 하더라구요. 예뻐서 핸폰으로 몇장이나 찍었어요.^^

    1. 영월에 가면 곤충박물관이라고 있는데
      거기 갔을 때 들었어요.
      꼭 맞는 건 아닌데 대체로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나방은 뚱뚱하고 나비는 날씬한 편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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