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일본에 갔을 머문 곳은 도쿄의 주조였다. 나리타공항에서 멀고 특별히 관광객들이 볼만한 곳이 없어 관광객은 거의 찾지 않는 곳이었다. 일본인 친구들에게 주조라는 동네를 아느냐고 물었더니 잘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올 정도였다.
도쿄의 북구인 키타구에 자리하고 있었다. 며칠 묵으면서 돌아다닌 덕에 도쿄에서 가장 익숙한 동네가 되었다. 바로 곁에 자리한 아카바네와 이타바시로 걸어다니며 동네를 구경했고, 어떤 날은 곁의 역에서 전철을 타고 돌아오기도 했었다. 작은 냇물이 있었고 공원도 많았다. 아담한 역도 좋았다. 역의 바로 앞에 있는 시장 구경도 좋은 볼거리 중 하나였다.
딸은 이 역앞에 있는 제과점과 편의점에서 알바를 했다. 관광지는 아니었고 그냥 사람 사는 동네였다. 나중에 딸이 살게 된 동네는 관광지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처음 내가 그 동네에 도착한 날, 딸이 내게 거리에 서 있으면 5분마다 한국말이 옆을 지나갈 것이라고 했다. 주조는 그런 관광지와는 거리가 멀어 지내는 동안 한국말을 하는 사람은 딸밖에 보질 못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집은 역의 뒤쪽 출구쪽에 있던 맥주집이었다. 북적이는 사람들로 혼잡을 자랑하곤 했었다. 그 집에서 맥주 한잔 하고 싶었으나 뜻을 이루진 못했다. 이곳도 역앞이 크게 변하는 것 같다. 애플 지도를 통해 살펴보면 내가 갔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으나 구글 지도에선 엄청난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온다. 어디든 변화는 피할 수가 없는가 보다. 도쿄에 가면 한번 찾아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