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누군가 우리를 부르는 느낌이 있어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된다면
그건 바로 어느 산에선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단풍 때문이다.
한여름의 더위를
초록의 바다에 몸 담그고 건넌 단풍잎은
이제는 초록 바다를 나와
맨몸으로 우리 앞에 선다.
그 몸은 붉거나 혹은 샛노랗다.
아니, 형형색색이다.
늦기 전에 그 손짓의 앞에 서야 한다.
너무 늦으면 그 자리에 우리를 기다리다
뻥 뚫려버린 단풍의 텅텅 빈 마음,
휑하니 빈 겨울 가지만 남는다.
겨울의 빈 나무가지가 쓸쓸한 것은
기다림을 낙엽으로 접어야 했던
단풍잎의 아픈 마음 때문이다.
그러니 늦기 전에 그 앞으로 가야 한다.
가을엔 우리 모두 일을 털어버리고,
늦기 전에 산으로 가
단풍잎 앞에 서야 한다.
그러나 오늘도 여전히 난
가끔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마당을 기웃거리곤 하면서
하루 종일 일하고 있다.
올해 겨울산의 나무들이 쓸쓸해 보이면
그건 모두 내 탓이다.
6 thoughts on “단풍의 기다림”
어제 관악산에 올랐는데 가을이라는 게 느껴지더군요.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 보면 단풍든 나무가 잎이 떨어지지 않고 말라 비틀어지고 있더군요.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가을이 점점 말라가는 거 아닌지 걱정입니다.
그게 아무래도 서울 근교의 산이라서 그런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산에 가시니 그게 어디예요. 오늘은 비가 오고 있네요.
전 이틀 연속으로 단풍들에게 인사하고 왔는데도 또 가고싶어지는데.^^
금요일은 마이산 갔구요 어젠 선운산을 등산하고 선운사에 들렀다왔어요.
아직 절정은 아니었지만 마음가득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빛이 가득 물들어왔네요.^^
올겨울 빈 나뭇가지가 쓸쓸해 보이지 않고 넉넉해 보이면 모두 가을소리님 덕택이예요.
모두 다 제 탓이지요 ㅋ
서울 경기는 단풍이 절정이라더군요.
여긴 아직, 살포시 단풍 들려해요~
도루피님도 꼼짝 못하고 계시군요.
올해 가을은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