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집과 나무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1월 24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까치는 나무의 잎이 모두 떨어져 안팎이 너무 휑하다고 집을 옮기진 않았다. 집이란 것이 단순히 잠자고 쉬는 거처가 아니라 나무와의 관계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집을 새로 짓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으나 나무와의 관계는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게 고마워 나무들은 또 여름이 되면 잎으로 까치의 집을 감싸주었다. 집은 까치의 것 같았지만 사실은 까치와 나무, 둘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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