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섬, 그리고 해

Photo by Kim Dong Won
2016년 2월 2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갈대에겐 섬과 해가 있다. 섬에게 준 마음은 보낼 필요가 없다. 섬은 항상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내주고 나면 그 마음을 받은 섬은 평생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다. 해에게 내준 마음은 저녁 때는 언제나 보내야 한다. 보내는 마음은 항상 아쉽고 서글프다. 그래도 보낼 때마다 그 마음은 해에 물들어 매일 저녁 잠시지만 반짝인다. 갈대에겐 섬과 해가 있다. 준 마음은 같으나 하나는 굳건하게 자리를 잡고 하나는 매일 저녁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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