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물건이 있어 고양의 이케아에 갔다 왔다. 천호동에서 가려면 보통은 강변북로를 타고 간다. 이케아까지는 그렇게 가는 것이 가장 가깝다. 그런데 길이 막힌다고 나왔다. 시간을 비교해보니 돌아가는 길이지만 외곽 순환을 타면 20분 정도 더 빨리 갈 수 있다고 나왔다. 10km가 더 긴데도 더 빠르다. 그래서 외곽 순환을 탔다. 길이 거의 터널의 연속이다. 인간들은 길이 막히자 산을 뚫고 가기 시작했다. 강변북로는 무료이지만 외곽 순환은 유료이다. 빨리 갈 수는 있지만 그 속도는 돈을 내고 사야 한다. 우리는 그 길을 유료도로라고 부르고 있지만 유료도로란 것이 알고 보면 속도를 팔아먹는 길이다. 이제 세상은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놓고 그 길의 속도를 팔아먹는다. 더 무서운 것은 그렇게 하여 빨리갔더니 좋긴 좋았다는 점이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속도에 길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