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는 밤마다 빛의 날개를 펴고 호수의 건너편으로 날았다. 브리지 버드라고 불리었다. 사람들은 새의 등에 타고 호수의 건너편으로 갈 수 있었다. 호수 건너편엔 아파트들이 불을 밝히고 등대처럼 서 있었다. 길을 잃을 염려가 전혀 없었다. 사람들은 모두가 밤마다 등대처럼 반짝이는 그 아파트에 살고 싶어 했다. 그렇다고 새의 등을 빌려 걸어가는 밤길이 아름답기 때문은 아니었다. 이유는 단 하나. 그 아파트가 비싼 아파트였기 때문이었다. 알고 보면 아파트를 등대처럼 밝히고 있는 빛은 아파트의 가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