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나무

Photo by Kim Dong Won
2024년 5월 15일 서울 방화동에서

가는 비가 뿌렸다. 잠시 잎이 무성한 느티나무 밑에 들었다. 비가 한 방울도 새질 않았다. 나무 밑에 서 있는 내게 나무가 묻는다. 가지 하나 꺾어줄까? 우산 삼아 쓰고 가. 나는 곧바로 알게 된다. 아하, 이 나무가 바로 그 아낌없이 주는 나무구나. 나는 그 나무의 운명을 알고 있다. 괜찮다 했다. 이 정도 비는 맞을만 해. 너는 잠시 비를 피하고 짙게 내려준 그늘만으로 내게 충분해. 잠시 나무 밑에 서 있다 약간의 비를 감내하며 비를 맞고 걸었다. 나는 이제는 안다. 내가 나무를 지켜 주어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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