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를 일어선 것은 밤 12시반이었다. 2호선의 서울대입구역 근처였다. 나는 습관적으로 택시를 타려 했으나 다들 지하철로 향했다. 놀랍게도 지하철이 있었다. 가는 곳이 달라 방향을 나누었고, 조금 뒤 내가 타고갈 열차가 들어왔다. 성수까지 간다고 했다. 나는 잠실에서 내렸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8호선의 잠실역으로 부지런히 걸어갔더니 8분 뒤에 도착하는 열차가 있었지만 잠실역이 종착역이라고 했다. 더 이상의 열차는 없었다. 8호선의 마지막 역은 암사역인데 왜 잠실역이 종착역인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잠실에서 택시타고 집에 왔다. 집까지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으나 걸어가면 두 시간 정도 걸어야 한다. 악착같이 최대한 집 가까이 와서 집에 온 날이었다. 2호선 권에서 밤 12시반까지 마셔도 최소한 잠실까지는 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날이기도 했다. 8호선은 암사역이 종착역이지만 마지막 열차는 종착역을 잠실역으로 바꾼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택시비 아낀 것이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