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서 봄에 대한 기다림을 본다. 봄이 되어 푸른 잎들이 나면 우리는 그 잎에서 새로운 생명의 시작에 들뜰 것이다. 때로 똑같이 반복되는 나무의 한 해가 지난 해와 완전히 다를 수 있다. 인간들이 어떤 세상을 만들어 사느냐에 따라 나무의 한 해도 달라진다. 우리는 이미 그 경험이 있다. 가곡 <봉선화>는 나라를 잃은 땅에선 울밑의 봉선화도 처량하기만 하다고 노래하여 그 사실을 알려주었다. 봄은 때로 해방의 이름으로, 또 민주의 이름으로 온다. 우리는 단순히 우리의 삶만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나무가 살아갈 한 해도 책임진다. 올 한 해가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나무의 잎이 민주의 이름으로 맞는 봄이 겹쳐 더욱 푸르른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