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3월 4일 강원도 횡성에서
어지럽게 뒤엉킨 나뭇가지가 아름답게 보이긴 어렵다. 하지만 눈이 내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눈은 그 윤곽은 선명하게 드러내며 이 어지러운 삶이 아름답지 않냐고 묻는 듯하다. 그 물음은 어지럽게 뒤엉켜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삶도 아름답지 않겠냐는 물음으로 다시 번져 나간다. 눈은 세상을 덮는 것이 아니라 눈의 방식으로 세상을 새롭게 드러낸다. 일상에 덮여 있어 우리들이 보지 못했던 우리의 모습을 가끔 겨울 눈이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삶을 비로소 볼 수 있어 우리가 눈이 내린 세상을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