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5일 서울 천호동에서
우리는 종종 방향을 잃는다. 젊을 때 옳게 가졌던 방향도 나이 먹으면서 슬그머니 버린다. 모두가 함께 사는 좋은 세상보다는 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욕심이 바꾸어 놓은 방향이다. 앞으로 가야할 걸음을 뒤로 돌린다. 요즘은 젊을 때도 앞으로 가질 않고 뒤로 방향을 잡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뒤에는 대개 혐오와 차별의 세상이 있다.
바깥에 나갔다 집으로 돌아오면 항상 아파트 입구에서 화살표가 내가 가야할 방향을 알려준다. 오래되어 낡았으나 그 방향이 흔들리는 법은 없다. 언제나 화살표가 일러주는 방향을 따라 무사히 집으로 귀가한다. 가끔 술마시고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들어오다 집에 들어가기 싫다는 마음이 아파트 입구에서 버틸 때도 있지만 이쪽이 집이라고 알려주는 화살표의 방향은 흔들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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