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과 빛, 몸과 생각

Photo by Kim Dong Won
2025년 9월 20일 서울 종로3가에서

얼기설기 엉성하게 엮어 놓은 철망만으로도 등을 가두어 놓을 수 있다. 그러나 등을 가둔다고 등의 빛도 가둘 수는 없다. 등의 빛은 조도를 낮추어 놓아도 쉽게 철망을 빠져나간다. 빛의 자유는 어지간해선 막을 수가 없다. 등은 갇히기 쉬운 몸을 가졌지만 동시에 가두기 어려운 빛을 함께 가졌다.
우리도 빛과 같은 것을 가졌다. 등의 빛이 우리에게선 우리의 생각이다. 때문에 몸은 갇혀도 생각은 얼마든지 우리를 가둔 두꺼운 담벼락의 감옥을 빠져나갈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은 빛이 되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을 속이며 독이 되기도 하는 두 얼굴을 가졌다.
깊어진 밤거리의 즐비한 술집에서 등이 밝혀준 빛의 아래 모여 앉아 수많은 사람들이 빛인지 독인지 모를 말들을 내뱉으며 머릿속을 빠져나온 생각의 자유를 쏟아내고 있었다. 이 자유로운 말들 중 많은 말이 빛이라면 앞으로의 세상이 좀 더 나아지겠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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