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청소기 로보락 큐레보 C 프로 사용기

Photo by Kim Dong Won
2025년 11월 26일 우리 집에서

로보락을 샀다. 로봇 청소기이며 큐레보 C 프로라는 모델이다. 홈쇼핑을 보다가 18개월 무이자라는 말에 홀리고 말았다. 한 달에 5만원을 조금 넘는 돈을 1년 6개월 동안 넣으면 된다.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겠다 싶었다. 인기가 많은지 내가 사고 5분 정도 있다가 매진이라고 나왔다.
무선 기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진공청소기도 무선이 아니라 유선을 쓰고 있다. 인터넷도 무선이 되는 맥북 프로이지만 무선이 아니라 유선을 연결하여 쓰고 있다. 유선 청소기는 줄을 끌고 다녀야 한다. 누구에게는 그것이 불편이지만 나는 그것을 불편으로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 나는 무선 청소기들의 묵직한 무게가 싫었다. 그래서 청소기는 유선을 쓰고 있다.
문제는 물걸레 청소이다. 이것저것 써봤는데 영 만족스럽질 못했다. 대걸레로 몸소 밀어도 봤는데 이게 의외로 힘이 많이 든다. 날씨가 조금만 푸근해도 땀이 다 날 정도였다. 힘드는 건 이제 못하겠다. 이런 상황들은 내게 물걸레 청소의 답을 로봇 청소기라고 속삭였다. 그러다 홈쇼핑에서 널리 알려진 제품을 접하게 되면서 주저 없이 구입하게 되었다. 배달은 알려준 날짜보다 하루 늦었다.
성능은 상당히 괜찮다. 청소하고 난 뒤의 바닥이 반짝거리는 느낌이 나며 서너 번 걸레를 빨아가며 바닥을 닦는 것도 기특하다. 걸레 빨은 시커먼 구정물은 내가 버려야 하는데 그 구정물의 시커먼 농도는 이 청소기가 물만 묻히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신경써서 바닥을 닦았다는 것을 증명한다.
핸드폰과 연결하여 핸드폰으로 다 조정을 해야 한다. 핸드폰 없으면 청소기도 못쓰겠다는 생각이 든다. 핸드폰의 앱과 페어링을 하는데 약간 시간이 걸렸다. 여러가지 인증 방법이 있는데 나는 이메일을 사용했다. 핸드폰 번호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기기 인증에 대한 설명이 없어 인증 화면에서 많이 지체가 되었다. 몇 번 집안에서 쓰는 생활기기들이 핸드폰으로도 조정이 된다고 하여 시도를 해본 적이 있는데 한 번도 성공한 적은 없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잘되고 편하긴 하다.
말은 로봇이지만 청소를 시키려면 내가 시중을 들어야 한다. 걸리적 거리는 것이 없도록 바닥에 너저분하게 널려 있는 것들을 미리 소파나 침대, 부엌의 탁자 위로 올려 놓는다. 그때마다 숨어 있는 먼지들이 많이 눈에 띈다. 지켜봤더니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꼼꼼하게 청소를 해서 시중든 마음이 조금 누그러지긴 했다. 그래도 로봇이라면 치울 거 알아서 치우면서 일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일을 시키면서도 시중을 들고 있다는 기분이 들면 그 기분이 영 좋지만은 않다.
먼지는 내가 유선 청소기를 끌고 다니며 치우고 물걸레 청소만 부탁할 생각이다. 그 정도만 해줘도 어딘가 싶다. 지금까지 사 본 물걸레 청소 기기 중에선 가장 마음에 든다. 기기에게 일을 시키며 우리는 고역에서 벗어난다. 물걸레질은 사실 큰 고역이다. 또 기계 문명에 힘입어 고역 하나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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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Kim Dong Won
2025년 11월 26일 우리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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