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산책과 봄꽃

Photo by Kim Dong Won
2026년 3월 19일 서울 암사동에서

가끔 동네를 산책한다. 동네 산책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아파트는 삭막한 거주 시설로 통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조경이 잘되어 있어 나무와 꽃이 아파트 단지에 가장 많다. 아파트 단지 몇 곳을 돌면 온갖 나무와 꽃을 다 만날 수 있다. 노래와 달리 울긋불긋 꽃대궐은 강원도 산골에는 없고 오히려 도시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에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가장 가까이에는 천호동의 우성아파트가 있다. 산수유 나무가 많고 벚나무도 좋다. 상당히 큰 살구나무 한 그루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아파트의 나무들을 보는 것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올해 재개발에 들어간다고 한다. 많이 아쉽다. 길을 건너면 암사동의 프라이어 팰리스가 있다. 매화가 많고 산수유 나무도 많다. 남쪽 경계의 햇볕 잘드는 곳에서 봄에 일찍 꽃을 피운다. 다시 길을 또 건너면 암사동의 롯데캐슬이다. 이곳에선 벚꽃이 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꽃나무는 아니지만 대왕참나무가 이 단지에 많다. 이 단지를 빠져나가면 높이를 모두 버린 암사동의 양지마을이 나온다. 밭을 넓게 펼쳐 흙의 세상을 지키고 있다. 이 마을에서 고개를 하나 넘어가면 서원마을이다. 대개 여기서 마을버스를 타고 집으로 다시 돌아오지만 이곳의 선사유적지 바로 옆에 한강으로 나가는 길이 새로 생겼다. 그 길을 걸어 한강변을 걸었다.
돌아올 때는 예전에 한강으로 나갈 때 주로 이용했던 암사동의 한강 출입구로 나와 암사시장을 지난 뒤 골목을 걸었다. 멀리 앞쪽으로 저녁빛이 환하다. 앞쪽으로 오르막이어서 그렇다. 낮은 곳은 저녁이 일찌감치 그늘로 덮지만 높은 곳은 가장 늦게까지 빛을 남겨둔다. 저녁이 골목을 그늘과 양지로 나누고 그늘을 천천히 양지로 밀어올리는 시간을 지나 집으로 돌아왔다. 동네를 걷는 산책길에서 별꽃과 산수유, 매화, 민들레, 영춘화, 개나리를 만났다. 잘 찾아보면서 걸으면 동네가 꽃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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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Kim Dong Won
2026년 3월 19일 서울 천호동 동구햇살아파트 화단에서
별꽃
Photo by Kim Dong Won
2026년 3월 19일 서울 천호동 우성아파트에서
산수유
Photo by Kim Dong Won
2026년 3월 19일 서울 암사동 프라이어팰리스아파트에서
매화
Photo by Kim Dong Won
2026년 3월 19일 서울 암사동 양지마을에서
영춘화
Photo by Kim Dong Won
2026년 3월 19일 서울 암사동 양지마을에서
민들레
Photo by Kim Dong Won
2026년 3월 19일 서울 천호동에서
개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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