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깊이와 우리의 꿈

Photo by Kim Dong Won
2026년 5월 11일 경기도 두물머리에서

강은 대체로 강가는 얕고 강의 가운데는 깊다. 하지만 바람이 자는 날의 강은 깊이가 그와 다르다. 세상의 풍경이 일제히 강속으로 그림자를 내리기 때문이다.
가령 두물머리라면 강가의 느티나무가 그 그림자를 강속으로 내린다. 그러면 강가의 깊이가 나무의 높이만큼 깊어진다. 어떤 곳은 산의 높이만큼 깊어지기도 한다. 가장 깊은 곳은 하늘이 내려 앉은 곳이다. 그곳의 깊이는 하늘의 높이만큼 아득해진다.
바람이 자면 강은 바람의 잠이 되고 세상은 그림자를 강속으로 내려 바람의 꿈을 세상으로 채운다. 잠을 자고 꿈꿀 때 우리는 세상을 우리의 꿈 속에 담는 강이 되어 흐른다. 꿈 속의 우리는 세상의 모든 높이를 품고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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