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5월 14일 강원도 고성의 초도해수욕장에서
파도는 꺼내놓은 바다의 마음이다. 깊은 곳에 묻어둔 마음은 누구도 알 수가 없다. 바다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때문에 마음을 꺼내 파도로 일으키고 그 파도를 해변으로 밀고 가 사람들 앞에 얇게 펴놓는다. 빛도 닿을 수 없는 심해의 깊이를 가졌지만 그 깊이를 버리고 우리의 발앞에서 가장 얕아지고 싶은 것이 바다의 마음이다. 바다에 가면 마음을 구하기 위하여 심해로 잠수할 필요가 없다. 양말을 벗고 맨발이 되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마음을 구할 수 있다. 바다의 마음은 우리 곁에 오기 위해 깊이를 모두 버리고 가장 얕아진다. 해변으로 밀려와 얇게 퍼지는 파도가 꺼내놓은 바다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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